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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여의도풍향계] '행마'냐 '곤마'냐…악재를 대하는 여의도식 방법론

2023-05-14 0 Dailymotion

[여의도풍향계] '행마'냐 '곤마'냐…악재를 대하는 여의도식 방법론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여의도에, 어김없이 크고 작은 악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물고 물리는 함수관계 속에서 정당별로, 또는 의원별로 서로 다른 해법으로 돌파구를 모색 중인데요.<br /><br />이번 주 '여의도 풍향계'에서 최지숙 기자가 들여다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상대의 수를 읽고 유기적으로 얽혀 움직이는 생리가 유사한 탓인지, 정치는 흔히 바둑에 비유되기도 합니다.<br /><br />정치권에서도 묘수(妙手)보다 악수(惡手)나 자충수를 두는 일이 심심찮게 생기다 보니 바람 잘 날이 없는데, 사활을 건 대국(對局)에서 악재를 헤쳐 가는 방식은 저마다 다양해 보입니다.<br /><br />바둑 용어 중 '행마'(行馬)와 '곤마'(困馬)가 있습니다.<br /><br />전자는 세력을 펼쳐 돌을 놓는 것이고, 후자는 쫓기거나 둘러싸여 위태로운 처지를 일컫는데요.<br /><br />각각 설화와 사법리스크를 마주한 여야는 곤마를 수습하고 길을 트기 위한 '사통오달'(四通五達)의 수를 찾아 나섰습니다.<br /><br />우선 국민의힘이 택한 방법은 '정면돌파'.<br /><br />김재원 최고위원과 태영호 전 최고위원 등 일부 지도부의 설화가 잇따르자, 확전 차단을 위해 당 윤리위원회가 가동됐습니다.<br /><br />지난 8일, 윤리위는 한 차례 징계 결정을 미루고 '정치적 해법'을 거론했습니다.<br /><br /> "만약에 어떤 정치적 해법이 등장한다면 거기에 따른 징계 수위는 여러분이 예상하는 바와 같을 것입니다."<br /><br />사실상 두 사람의 자진사퇴를 압박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, 당사자들의 선택은 갈렸습니다.<br /><br />고심을 거듭하던 태 전 최고위원은 당의 기류에 따라 '일보 후퇴'를 택했습니다.<br /><br /> "최고위원직을 사퇴하려고 합니다. 그동안의 모든 논란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입니다. 큰 누가 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."<br /><br />반면 김 최고위원은 사퇴 없이 침묵을 지키며 '버티기'에 들어갔고, 내년 총선 공천이 불투명해졌다는 관측도 나옵니다.<br /><br /> "당원 징계 심의 의결의 건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결정했습니다. 당원 김재원 최고위원 당원권 정지 1년, 당원 태영호 전 최고위원 당원권 정지 3개월."<br /><br />불씨가 남았다고는 하지만, 이번 사태 수습은 일단 행마를 향한 포석을 깐 것으로도 보입니다.<br /><br />두 사람의 징계 사유는 이렇습니다.<br /><br />'5·18 정신 헌법수록 반대', '4·3은 격이 낮은 기념일' 등 발언을 한 김 최고위원은 사실관계 왜곡과 국민통합 저해, 당의 명예 실추가 그 배경입니다.<br /><br />또 '제주 4·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로 촉발됐다'는 등의 발언과 녹취록 파문으로 논란이 된 태 전 최고위원 역시 통합 저해와 당의 명예 실추가 주된 사유가 됐습니다.<br /><br />앞서 당내 일각에선 '비위 행위도 아닌데 징계 수위가 과하지 않느냐'는 의견도 나왔는데요.<br /><br />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일단 위험을 먼저 빠져나온 덕에 국민의힘은 전열을 재정비 하는 동시에, 대야 관계에서 명분을 챙겼다는 평가도 나옵니다.<br /><br />김기현 대표는 윤리위 결정 다음날 대국민 사과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공세를 이어갔습니다.<br /><br /> "민심을 나침반으로 삼는 국민의힘이 되겠습니다. 민주당의 도덕 불감증을 넘는 도덕 상실증에 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."<br /><br />취임 직후 이어진 돌발 악재에 흔들리던 리더십도, 다시 회복의 길을 모색하는 듯한 모양새입니다.<br /><br />재판 중인 이재명 대표에 이어 '돈봉투 의혹'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은 친명계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까지 터지며, '검찰발 회도리치기' 앞에 그야말로 궁지에 몰렸습니다.<br /><br />앞서 탈당 선언 후 조기귀국한 송영길 전 대표는 '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'과 관련해 선제적으로 검찰 자진 출두에 나섰습니다.<br /><br /> "인생은 새옹지마입니다. 비겁하게 살지 않겠습니다. 주변 사람 대신 저 송영길을 구속 시켜주시길 바랍니다."<br /><br />소환통보 없는 '셀프 출석'에 소위 '입구 컷'을 당했지만, 일단 결백을 강조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됩니다.<br /><br />가상자산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김남국 의원은 초기, 소극적이거나 불충분한 해명으로 오히려 의혹을 키웠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당내에서도 '처음부터 솔직하게 얘기했어야 한다'거나 '부적절하다는 국민의 평가를 살펴야 한다'는 등 비판이 이어졌고, 이 같은 분위기 속에 김 의원은 최근 스스로 강력한 진상조사를 요청했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은 김남국 의원에게 가상자산 매각을 권유하고 자체 진상조사팀을 꾸린 상태입니다.<br /><br /> "투명하고 신속한 진상조사를 하기로 했습니다. 가상자산을 공직자 재산 신고에 포함시키는 제도 개선을 하겠다…"<br /><br />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국회 상임위 회의 중 가상화폐를 거래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자, 이재명 대표는 윤리감찰을 긴급 지시하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돈봉투 의혹이 불거졌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역시 한 발 늦은 대응이 이뤄졌다는 비판론 속에, 당내 위기감은 커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앞서 첫 쇄신 의원총회 등에선 당이 절박하고 중대하게 사안을 다뤄야 하며 엄정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<br /><br />특히 비명계에선 이재명 대표가 본인의 사법리스크 때문에 결단에 약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검찰 수사와 맞물려 곤마를 벗어나기 위해선, 보다 적극적인 쇄신책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.<br /><br />대국을 마치면 승패를 판가름하기 위해 집 수를 헤아리는 '계가'(計家)를 합니다.<br /><br />정치권에선 민심의 득표를 확인하는 내년 총선이 계가가 될 텐데요.<br /><br />무당층 확산 속에 내년 총선은 어느 한 쪽의 압도적 승리보다는, '반(半)집'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.<br /><br />정면돌파나 일보 후퇴, 선제공격 등 여의도의 생존법은 서로 다르지만 악재를 뚫고 나갈 묘수가 그리 멀리 있진 않아 보입니다.<br /><br />'꼼수' 대신 '정석'(定石)대로 대국에 임한다면, 진솔한 노력이 국민의 마음을 반집 더, 끌어올 것입니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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